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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 쏟아지는 빛을 만나다 - 2 (화인 허유)
2017-11-28 10:52:34   조회:504회

 

한순간, 쏟아지는 빛을 만나다 - 2 _화인 허유

 

 

 

이기인 : 작품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심리적으로 어떤 상황에 이르렀을 때 좋은 영감을 받는지요.

 

허유 : 저는 극한에 이르렀을 때 좋은 그림이 나옵니다. 우수마비라는 시련을 만났을 때 처음 왼손으로 붓을 잡았어요. 그 상황처럼 저는 극한의 순간에 최선을 다합니다. 또한 완전히 나를 버린 상태를 기다려서 그림을 만납니다. 난득호도(難得糊塗). 지고의 경계가 어렵죠. 청나라 서화가 정섭은 이를 일생동안 행동반경의 지표로 삼았습니다. 시비호오(是非好惡)의 차별심을 초월한 경지에 다다라야 하는 일과 같죠. 총명하기보다 바보스럽기다 더 어렵다는 말이 있는데. 그런 이치죠.

 

 

이기인 : 화인에게 깊은 사유의그림이란 무엇인지요.

 

허유 : 그림은 마음의 표현입니다. 마음이 깨끗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혼탁해진 마음이 있다면 정제(精製) 해야 합니다. 이런 마음이라면 그림은 더 깊어지지요. 동시에 그림을 대하는 마음이 한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일필휘지. 처음의 마음이 끝까지 가야 합니다. “오도일관지(悟道一以貫之)” 공자의 말대로지요. 한편 청나라 팔대산인(八大山人)의 청고발속(淸高拔俗)의 정신도 강조하고 싶네요. 팔대산인은 제가 대만에서 있을 때 오래 응시했던 큰 세계입니다. 그의 그림은 기묘(奇妙)하면서 진실하기로 유명하죠. 팔팔조도(叭叭鳥圖)가 그렇죠.

 

 


 

 


 

 


 불총새.jpg     팔대산인-팔팔조도(叭叭鳥圖)-jeanahn.jpg

허유_물총새 2001 / 팔대산인_ 팔팔조도(叭叭鳥圖) 1694

 

 

 

 

이기인 : 좋은 그림을 위해 화가는 어떤 마음을 지녀야 할까요.

 

허유 : 그림을 그린다면서 그림에 속박되어서는 안 됩니다. 일반적으로는 그림 같은 그림을 꿈꿉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은 작위(作爲)예요. 그림은 자유로운 가운데서 이뤄집니다.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흘러야 합니다. 그림을 위한 그림, 작위는 그림이 아닙니다. 마침내 무작위(無作爲)의 경지에 이를 수 있도록 큰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이기인 : 화두로 다가오는 최근의 질문은 무엇인가요.

 

허유 : ‘희망혹은 생명의 불꽃’ ‘혼불이런 질문이 불쑥 다가옵니다. 아마도 해바라기 그림이 여기에 해당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혼신의 힘을 쏟는 마음이 필요해요. 밝고 명랑한 삶을 위한 빛이 저에게 다가옵니다. 괄시, 조소에서 벗어나는 한순간의 불꽃을 저는 한지(韓紙) 위에 그리고 있습니다. 2, 3년은 해바라기를 화두로 붙들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 한순간에 날려버리는 빛을 갈구합니다.

 

이기인 : 개인적으론 자화상이란 작품이 인상적입니다.

 

허유 : 이 그림은 일필휘지의 결정체입니다. 무작위의 그림입니다. 한번 붓을 들어서 끝까지 그렸습니다.

 

 

 


 

 


들국화와 잠자리.jpg

들국화와 잠자리 2005

 

이기인 : 붓 한자루 품고 살겠다는 이들에겐 무엇을 강조하고 싶은지요.

 

허유 : 이 길이 그대에게 숙명인가. 반드시 자문해 보시길 바랍니다. 내 생은 오직 화인의 길뿐이었습니다. 다른 길이 나에겐 없었습니다.

 

이기인 : 태화산 품에는 선생님의 생양산방이 있고 한국문화연수원도 있습니다. 이곳의 풍광과 함께하는 즐거움은 무엇인가요.

 

허유 : 태화산은 사시사철 나에게 대자연의 진면을 보여줍니다. 하늘에서 보면 태화산은 한송이 연꽃과 같습니다. 저는 그 연꽃의 삶을 매일매일 그리고 있습니다.

 

 


 

 


2017-1.jpg

해바라기 2017

 

정범진 성균관대학교 명예총장은 허유 화인을 일러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그는 지금 천진을 추구하고 있다. 그림으로 한시로 언어로 행동으로 그리고 인성으로 열심히 천진을 추구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속모진태(俗貌塵態)가 신변에 얼룩져 남아 있기는 하지만 애써 자연을 그리며 천연을 추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참으로 장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모르는 듯하면서도 크게 알고,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면서 사회의 천부지(千夫指)를 일소에 붙이고, 오로지 자기만의 애써 가꾼 화단에서 사색의 방향을 토로하고 있다차담을 마치고 잠시 집으로 돌아가는 화인의 뒷모습을 보았다. 그는 다시 깊은 고독의 세계로 들어가고 있었다.

 

허유(許臾) 선생님은 1948년 전북 남원에서 태어나, 지리산 천왕봉을 바라보는 웅혼한 기상을 본받아 어린시절을 보냈다. 1972년 말부터 남양주 사릉, 송은산방에서 시작하여 공주 태화산 기슭 생양산방에서 무딘 필묵을 갈아 1978년부터 서울프레스센터, 조선일보미술관, 세종문화회관, 관훈동 백악미술관 등과 중화민국 대북에서 국립대만사범대학과 주한대북 대표부, 중화민국한인회 초청전시회에 참가했다. 그동안 예술분야의 저서로 사군자의 사계, 마음으로 거니는 동양화의 산책, 화인 허유, 허유 그리고 그림, 허유 해바라기등을 출간하여 동양화와 한국화의 정립에 힘써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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