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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적게 밥적게
2017-09-02 11:15:32   조회:236회

말적게, 밥적게

 

  과연 운명은 정해져있을까요? 아니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걸까요?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마음가짐이나 삶의 태도는 전혀 달라집니다. 어떤 가치관이 더 옳다고 단정 지을 수 없지만 저는 스스로 운명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발전적 태도를 가지고 싶습니다.

  운명이나 팔자 운운하면 떠오른 사람이 있습니다. 토정비결의 저자 토정선생이죠. 어떤 사람들은 중요한 일이 있거나 한 해가 시작하는 좋은 때에 토정비결을 통해 희망적인 앞날을 추측해보고자 합니다. 요즘은 스마트 폰에 깔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쉽게 토정비결을 볼 수 있습니다. 너무 결과에 맹신한다면 정해진 운명을 받아들이는 꼴이 되겠지요. 그냥 그 메시지를 잘 해석해서 자신이 모르고 있던 부족한 점을 고치고 새롭게 계발시켜야 할 점을 찾아 노력하라는 뜻으로 보면 좋을 듯 합니다.

 

  그런데 과연 토정선생은 정해진 운명론자였을까요? 만약 운명이 정해져있다면 그냥 정해진 대로 살면 되지 무엇 때문에 사람들은 그것을 돈까지 지불하면서 보려할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운명론을 대표하는 토정 선생조차 운명은 만들어가는 것이지 정해져있는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토정 이지함은 조선시대 사람입니다. 머리에 솥을 쓰고 다녔던 특이한 기행으로도 유명합니다. 한데 미래를 예시한다는 소문을 듣고 숱한 사람들이 그를 찾았습니다. 그를 찾았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언가 절박하고 힘들고 불안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요.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싶은 심정에 있던 사람들은 토정 선생에게 매달렸습니다.

 

“선생님, 언제쯤 팔자가 펴지겠습니까?”

 

“때가 되면 되겠지요.”

 

  선문답 같은 대답에 답답함은 오히려 더 가중될 뿐이었습니다. 깊은 이치를 알지도 못할 뿐더러 일일이 다 설명해줄 수도 없어 토정 선생은 그냥 무덤덤하게 대할 뿐입니다.

 

“그래도 선생님, 무언가 방도가 있지 않을까요?”

“방도요? 지은 대로 받고 사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거야 맞는 말이죠. 그런데 어떻게 다른 도리는 없겠습니까?”

 

 거듭되는 애원에 토정 선생은 마지못해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다고 합니다.

 

“사람의 복은 자신이 지어 놓은 대로 받는 법이지. 복은 지은 대로 받지만 그 복의 내용은 노력하면 바꿀 수 있다네”

 

  그가 알려 준 복의 내용을 바꾸는 방법은 요약하면 밥 적게, 말 적게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토정의 말에 따르면 사람의 식복은 정해져있다고 합니다. 한 사람이 하루 세 끼를 80년 동안 먹을 수 있는 식복을 타고 났는데 만약 다이어트 한다고 한 끼를 굶어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는 밥 한 끼 못 찾아 먹었다고 아쉬워할지 모르지만 토정의 견해에 따르면 그 안 찾아 먹은 한 끼의 복은 없어지지 않고 그냥 남아 있다고 합니다. 소위 사용하지 않은 식복 포인트가 세이브 되는 셈이지요. 그런데 식복 포인트는 마냥 쌓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우리가 카드를 써서 포인트가 쌓이면 포인트를 상품권으로 교환하거나 다른 것을 구매할 수 있는 것처럼 쌓여진 식복 포인트는 결국 다른 복으로 전환된다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지만요.

 

  전체적으로 보면 복의 양은 늘지 않았지만 그 안에서 세부 항목만 변한 것입니다. 토정의 견해는 오늘날 상식적인 시각에서 보아도 분명 일리가 있습니다. 왜냐고요? 요즘은 잘 먹어서 병이 생기지 못 먹어서 병이 생기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저녁을 적게 먹거나 굶게 되면 건강은 물론 실질적인 경제 절약효과도 있고, 무엇보다도 정신적인 효율이 월등히 나아집니다.

 

  토정 선생은 밥 적게 외에 말 적게 하라는 비책도 일러주었습니다. 사람은 기운이 있어야 살 수 있습니다. 기운은 태어날 때 가지고 태어나는 원기, 음식이나 운동을 통해 얻는 정기, 그리고 수행을 통해 얻게 되는 진기 등이 있습니다. 정기나 진기는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없어지면 다시 만들면 됩니다. 그러나 원기는 다시 만들어낼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말을 많이 하면 특히 원기가 빨리 소진되는데 결국 원기가 빨리 소진되면 그만큼 빨리 죽는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말을 아껴 원기나 기타 다른 기운을 절약해서 건강이나 수명의 복을 늘리라는 취지였습니다. 말을 아끼는 것을 재산에 비유한 옛 말이 있듯 일반적으로 말을 많이 해서 득이 되지는 않습니다. 할 수 있다면 꼭 필요한 말만 하고 사는 게 정신 건강에도 이롭습니다.

 

  토정 선생은 말 적게, 밥 적게 라는 실천 덕목을 일종의 운명을 변화시키는 현실적 방법으로 제시하였지만 요즘 표현으로 치자면 절제라는 것을 적극 실천하라는 뜻입니다. 스스로를 다스리는 힘과 정신이 흐트러지지 않게 하는 요령을 배워 어렵고 힘든 순간을 잘 견디어 나가게 했던 것이지요. 그리고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토정 선생이 진정으로 말하고자 했던 더욱 근본적인 내용은 바로 지혜로운 인생 경영이었습니다.

 

  복은 타고난다고 하지만 그 타고난 복을 누리거나 까먹기만 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 복을 잘 굴려 더욱 큰 복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부모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은 경우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갈 것입니다. 복은 절제와 지혜, 유익한 노력 등 마음을 어떻게 유익하게 쓰느냐에 따라 변할 수 있는데 그래서 생활 속에서 효과적으로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일러주고 이를 통해 적극적으로 복의 내용을 변화시키고자 했던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토정 선생에게 물었습니다.

 

“그럼 말 많이 하고 밥 많이 먹으면 어떻게 되나요?”

“일찍 죽겠지요?”

                                                                                                                       지 장(한국문화연수원 전임교수)

 

                  
  • 휴식
  • `식복포인트` 적립에 힘쓰겠습니다. 맛집이 너무 많아요. 맛이 궁금한 초코렛도 너무 많고, 맛있는 빵도 너무 많고
  • 2017-09-15 11:3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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